[이코노미
세계
] 글로벌
물류
산업의 실적을 보면
경기
후행지수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경기 동향을 나중에 확인하기 위한 지수다. 그런데 세계적인 물류
회사
인 페덱스(FedEx)와 유피에스(
UPS
)의 실적
전망
은 선행지수 역할을 하고 있다.
페덱스와 UPS가 지난 7월 올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 하자 세계 경제가 반색했다. 이를 경기 회복의 신호탄이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실적은 글로벌 경제를 전망하고 흐름을 파악하는데 참고자료가 된다.
물류기업의 힘이 이 정도다. 공신력 있는 실적 집계조차 어려운 대한민국 물류
산업
의 현실이 슬퍼지면서도 국내 대표적인 물류기업들의 잠재력은 언제 발휘될지
기대
되는 대목이다.
페덱스는 1973년 서비스를 개시한 후 현재 세계 최대 물류
네트워크
를 가진 항공화물운송회사이자
미국
2위 택배회사다. 자체 보유 항공기 650여 대로 220여개
국가
에 하루 평균 800만 건을 배송한다.
UPS는 1907년 미국 시애틀에서 백화점 배달 업무로 택배업을 시작해 현재 세계 200여 국가에 택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페덱스보다 덜 알려진 감이 있지만 미국 택배 1위 회사이며 224대 항공기와 299대 전세 항공기 이용하는 세계 2위 항공화물운송회사다.
이들의 엄청난 물동량과 전 세계 네트워크는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 상황을 해석하는 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최근 UPS가 올해 전체 순익 전망치를 주당 3.3달러에서 3.45달러로, 페덱스는 6~8월 분기 순익 전망치를 0.85~1.05달러에서 1.05~1.25달러로 올렸다.
이들이 실적 전망치를 올리자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도 밝아졌다. 페덱스가 실적 전망치를 올린 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97% 상승했다.
UPS는 순익 전망치 상향 조정 전 올 2분기 순익이 8억4500만달러(주당 84센트)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순이익인 4억4500만달러(주당 44센트)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고, 시장 전망치인 주당 75센트도 웃돌았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3% 증가한 122억달러(약 14조 5180억원)를 기록하며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페덱스와 UPS는 전자제품부터 화장품, 금융, 의류, 제약까지 소비자 상품과 기업 설비 등 많은 산업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실적은 경제 상태의 강도와 취약함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으로 간주된다. 이들의 운송량만 보더라도 전 세계 기업 제품의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실적이 부진했을 때를 살펴보면, 2009년엔 페덱스의 실적 전망 부진이 업종 전체에 악재가 됐다. 경제 건전성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다우지수 운수업종지수가 2% 가까이 내림세를 보였고, 특히 페덱스는 5%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페덱스가 3분기 주당 순이익이 50~70센트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당 84센트 순익을 기대했었다.
이에 월가는 경기주도형 사업체인 페덱스의 실적 전망이 부진한 모습에 미국의 경기 회복이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빠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두 회사의 실적 상향 조정에 반색하며 앞으로 이들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영업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 예상했다. 또 이는 유럽 채무위기에 따른 수요 약화에도 무역 교역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세계 경제가 다시 침체기에 빠지진 않을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장기간의 고실업에 어려움을 겪던 미국이 해외 수요에 힘입어 수출주도형 성장세를 펼칠 수도 있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렸다.
우리나라 역시 올해 상반기 수출액이 2215억불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4% 증가한 수치다. 수입 역시 전년 보다 40.2% 증가한 2039억불을 기록하며 무역흑자 176억불을 달성했다. 이는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 주력 품목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 수출 품목은 누가 옮겼을까? 아직 국내는 수출이 최고조이기 때문에 물류업계가 호황을 누린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국내 물류회사들의 실적을 놓고 경제를 가늠하기엔 이른 부분도 있다. 유가와 환율 등 여러가지 변수 요인이 있는데다 국내 물류산업의 선진화가 아직 태동기에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지수가 국민의 소비 심리를 알 수 있는 지표가 됐듯 물동량을 통한 물류 지수가 만들어진다면 전반적인 국가 경제 상황을 예측하는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 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앞으로 물류가 국가 산업의 중심축이 되고, 국내 물류(택배)기업들의 실적이 공신력 있는 정부기관과 협회에서 집계가 될 때, 비로소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물류산업 관련 소식을 대중에게 친숙한 매체에서도 자주 접한다. 국가가 물류산업을 키우려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한편 일반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3자물류, 항만물류 등의 개념이 알려졌다는 건 물류가 대중적인 산업으로 변화를 꾀한다는 것. 토종 물류기업 실적으로 국내 경제를 읽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김누리,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