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순환출조구조 핵심축...위상↑
현대유엔아이, 택배 지분 25.4% 확대
업계, “택배가 그룹 지배경영구조 핵심 ”
현대그룹(회장 현정은) 내 현대택배(대표 박재영)의 위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룹 순환출조구조의 핵심으로 떠 오른 현대택배가 그룹의 경영지배구조에 주요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
관련업계는 현정은 회장과 맏딸인 정지이 전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유엔아이(U&I;)가 최근 현대택배 지분을 추가 확대한 것에 연관성을 두고 있다.
현대유엔아이는 현대택배 120만주를 현대상선으로부터 114억9,000만원에 추가 취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이로써 현대유엔아이는 현대택배 지분을 기존 15.6%에서 25.4%로 확대했다.
현대유엔아이는 현대그룹의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로 현 회장의 딸인 정지이 씨가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는 이번 현대택배의 지분거래를 놓고, 현정은 회장의 기반 강화에 현대유엔아이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물론 이번 지분이동은 그룹의 재무적 부담(현대상선의 유동성 확충)을 덜기 위한 조치라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로 현대상선은 지난 1~3분기 7,24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대택배가 그룹의 순환출자구조의 핵심축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유엔아이의 택배 지분확대는 나름 경영지배구조의 변화를 예고하는 의미가 충분하다.
이는 현재 그룹의 지배구조가 ‘현대택배-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택배’ 순환출자구조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과거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를 지주회사로 지배하던 체제였다. 하지만 2006년 7월 현대엘리베이터가 자사주가 현대택배에 넘어가고 엘리베이터가 보유하던 현대택배 지분을 현대상선에 매각됐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으로 이어지는 지배기반이 현대택배로 이전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유엔아이는 지난 6월 현대증권과 함께 정리금융공사로부터 현대택배 지분 각 15.6%, 4,99% 총 20.6%를 185억 원(주당 7,365원)에 사들였다.
이 같은 현대유엔아이의 현대택배에 대한 지배력 강화는 결국, 맏딸인 정지이 전무 등 후계 경영권 승계 기반조성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현대유엔아이는 현 회장이 최대주주로 68.2%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맏딸 정지이 전무가 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