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택배.한진, 지분 떠안고 입찰
동남권 물류단지 개발 사업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단독 입찰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입찰 마감인 금일 오후 5시 전에 입찰 한 것으로 밝혀졌다.
컨소시엄에서 각각 지분 10%씩 차지하던 대한통운과 CJ GLS가 입찰 막판에 불참 의사를 밝혀 컨소시엄이 와해되는 게 아니냐는 업계의 반응을 뒤집은 결과다. 두 회사가 포기한 지분은 현대택배와 한진이 떠 안게 됐다.
대한통운과 CJ GLS 물류 2개 사의 공통적 불참 사유는 ‘사업성’이다.
평당 5만원 대 이상(동남권물류단지 내 창고시설 1층 기준)의 임대료로는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
관련업체 한 관계자는 “동남권물류단지가 지리적 이점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수도권 주변(용인, 이천 등)에 평당 20,000원 미만의 창고들이 많이 있다”며 “재무적 부담감을 갖고 무리하게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동남권물류단지 사업은 금융기관의 별다른 보증 없이 사업성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이다.
특히 금융권이 제시한 이번 파이낸싱 조건은 사업 시작 후 5년 안에 원금을 상환한 후 다시 대출을 받은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물류기업 입장에서는 경기위축에 따른 투자 부담감은 물론 수익성에 대한 불투명 속에서 선뜻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다른 업체 한 관계자는 “건설 논리에 물류가 흔들릴 이유가 없다. 동남권 물류단지 조성 계획이 변경되면서 물류적 기능이 배제된 사업으로 변질됐다. 사업의 상징적 의미 보다는 결국, 회사가 손해를 입지 않는 방향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한통운과 CJ GLS의 선택에 대해 물류업계는 ‘이유 있다’는 반응이다.
물류 인프라 컨설팅업체 한 관계자는 “대한통운은 계열사인 한국복합물류가 보유한 군포복합화물터미널 확장 계획이 잡혀있는 만큼 보유 시설에 대한 활성화 방안이 더 시급하고,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적 부담감이 완전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력 계열사인 대한통운이 무리하게 신규 투자를 강행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란 게 주변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또 CJ GLS도 수익성 측면에서 접근해 봤을 때, 동남권 물류단지를 활용하는 것 보다 중.장기적인 인프라 통합 계획을 통해 수도권 주변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지 않았겠냐는 판단이 섰을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현대택배와 한진이 두 회사가 갑자기 컨소시엄 참여를 포기해 발생한 리스크를 감내하고 동남권 물류단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면, 양사가 누리게 될 행복의 크기는 달라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