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패션물류’…업계 최강 누구?
의류업계 "물류비 감축이 곧 마진율 상승"…물류개선 혈안
한솔CSN, CJ GLS 합류로 의류물류 시장 ‘춘추전국시대’
[이코노미세계] 물류업계가 의류 등 패션기업 고객을 모시기 위한 ‘옷과의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CJ GLS가 일명 ‘패션물류(어패럴물류)’로 불리는 B2B 의류물류 시장에 합세, 한덱스(한진 계열)와 현대로지엠이 주도했던 관련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앞서 한솔그룹 계열인 한솔CSN도 올 초 범삼성가인 제일모직 물량을 기반으로 B2B 의류시장진출을 선언한 터라 이들 4개 업체 간 서비스경쟁을 놓고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CJ GLS 전용시스템 차별화=후발주자인 CJ GLS는 12일 3자물류(3PL)와 택배서비스의 교집합 부문이었던 B2B 의류물류를 따로 떼어내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업계 최초로 자체 ‘B2B 물류시스템’을 개발한 CJ GLS는 과거 택배시스템이 아닌 전용 IT기반을 사용해 고객사의 통합물류 관리능력을 향상시킨 게 특징이다.
CJ GLS 김범준 상무는 “광역도시 중심에 전담인원과 전용차량을 두고 백화점, 거리매장, 아울렛, 인터넷 쇼핑몰 등 다양한 유통채널이 갖고 있는 특성을 고려해 제때 배송할 수 있는 점이 이번 CJ GLS B2B 물류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소개했다.
그 동안 르까프, 리바이스, 푸마 등 다양한 브랜드 고객을 확보한 CJ GLS는 과거 단순히 창고운영과 운송대행 업무를 벗어나 전사적인 물류관리를 통해 매출을 올릴 것이란 기대다.
김 상무는 “과거 택배를 통한 B2B 의류물류는 기업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려웠다”며 “검수와 납품 등 표준화된 프로세스와 IT 플랫폼을 통해 전문적인 B2B 의류물류를 선보일 것”을 강조했다.
◆한진·현대 등 ‘노하우’로 방어=후발업체의 출사표에 한덱스, 현대로지엠 등 의류물류분야 1, 2위를 달리는 업체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시장방어에 나섰다.
특히 이들 업체의 의류물류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이고, 어시스트 등 중견업체들도 나름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상황이라 관련시장의 신규 화주유치가 쉽지 않다.
여기다 한솔CSN이 패션업계 1위인 제일모직을 등에 업고 이천에 전용 물류센터를 확보해 7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여 이 분야의 춘추전국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물류업계에 의류물류 시장이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는 국내 의류업계의 재고량 증가와 수익성 감소 등 의류시장 자체의 변화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류업계 수익악화가 ‘물류수요’ 촉발=업계 전문지인 물류신문( www.klnews.co.kr )의 보고에 따르면 “최근 패션업계가 재고증가와 헐값처리(일명 ‘땡처리’)로 인해 수익성 저하 문제가 물류개선 수요를 촉발시키고 있다”고 해석했다.
의류 업체들이 현금유동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물류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의류업체 한 관계자는 “물류비용 감축이 곧 마진율 상승이란 농담 섞인 분석이 나올 정도”라며 “생산단가 등 차이가 나질 않는 상황에서 물류비용 문제는 단가 마진율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의류시장을 놓고 물류업체들 간 치열한 서비스와 단가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택배시장에서 벌어진 단가인하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신규업체의 출현에 따른 출혈경쟁이 관련 의류물류시장에서도 재현될 것이란 우려스런 전망이다.
물류업체 한 관계자는 “택배도 대기업 등 신규업체 진출로 10년 새 단가가 2배 가까이 떨어졌다.”며 “포장과 검수 등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는 의류물류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업계 간 과잉경쟁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의류 B2B 시장규모는 약 2000억원 규모로 매년 10% 이상 급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